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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의 어울림 소리

작성자
뮤즈신
작성일
2015-08-09 13:06
조회
1670
일상에서 지친 남편과 학교생활에서 벗어나고싶어 안달인 막내딸과 오랜만에 단양에 있는 <숲속의 하루>를 찾았다.
휴가철 성수기인지라 미리 예약을 하였기에 다행스럽게 우리 가족이 쉴 다락방이 있는 단아하고 계곡과 산이 그대로 창가에 다가와 있는 방에서 짐을 풀었다. 방의 이름도 나리꽃 방. 참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나누는 대화속에 딸의 고민도 듣게 되고
허리를 굽혀 잠깐 수고했는데도 한움큼의 올갱이로
맛난 된장국을 끓여서 먹었다.

막내딸은 다락방에서 오물오물 수다와 간식을 즐기고...

너무나 더운 여름밤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는 것은 왠지 도시에 있는 분들께 미안하여지구...
올림픽을 응원하며 먹는 옥수수의 맛은 일품이다.

새벽, 그렇다. 그 충격은 미명에 일어났다.
어슴프레 창가에 빛이 스며드는가 싶더니
<숲속의 하루>에 한발짝 떨어져 있는 소백산 숲속에서 엄청난 울림이 있었던 것은...
지지배배, 찌르르르르, 휘리리리릭, 구구구구, 쏘꾹 쏘꾹, 째짹째짹, 개굴개굴,
온갖 살아있는 생물들의 합창소리에 느슨하던 나의 영혼이 새롭게 살아나고 있었다.

너희들의 존재를 내가 미처 몰랐구나.
너희들의 살아있음에 감사하지 못했구나.

그것은 어느 오케스트라의 리허설에 있는 악기 튜닝처럼
산만하면서도 조요한, 불규칙한 듯 운율이 있는
나의 세포를 자극하는 생명의 어울림 소리였다.

단종의 애절한 사연을 듣고
탄광문화촌에서 갱도 체험을 하고
온달과 평강의 연애이야기도 듣고
김삿갓의 풍류를 들으면서 주변을 돌아보는 재미도 나름 유익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나의 몸과 마음은

그 새벽의 어울림 소리를 몸과 마음으로 듣고 흡수하여 삶에서 흘러보내고자
새롭게 후반부를 계획해본다.
매년 찾아가서 영혼과 몸의 쉼을 얻고 오는 <숲속의 하루>는 우리 가족에게
아름다운 별장처럼 자연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어 느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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